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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모바일 리뷰] — ‘지금은 즐겁지만, 미래가 걱정되는 게임’

커피보드 2025. 4. 15. 14:29

 

※목차

 

서론 - 혹평 속에서 피어난 예상 밖의 흥행

 

본론 - 흥행 뒤에 숨겨진 그림자와 매력

                         

결론 - 카르페 디엠

서론

평 속에서 피어난 예상 밖의 흥행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전부터 엄청난 비판과 우려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1000억 원짜리 악성 종양이다”, “실력 없는 개발진의 자기만족으로 만들어진 폐기물이다” 같은
혹독한 평가가 인터넷 곳곳을 장악했었죠.
이러한 평가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 게임이 곧장 망할 거라고 예상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 출시 이후의 모습은 사뭇 달랐습니다.
놀랍게도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직후부터 빠르게 흥행했고,
오히려 많은 유저들로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초반 흥행이 오래가지 못한 다른 게임들(트릭스터M 같은) 사례도 있었기에
성공을 확신하기는 이르지만,
저는 출시 전부터 이 게임이 최소 몇 달 동안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는 본가인 ‘마비노기’의 사실상 몰락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출시 전 너무 심한 평가절하가 역으로 바이럴 효과를 일으켜서
호기심 어린 유저들이 대거 유입된 덕분입니다.

 

본론

흥행 뒤에 숨겨진 그림자와 매력

1. 본가의 몰락과 새로운 시작

마비노기 본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디버프 시스템, 계단 없는 점프식 성장, 밸런스 붕괴가 심각했고,
특히 고인물 중심의 구도가 신규 유입을 막아왔습니다.
더욱이 오래된 유저들도 끝없는 반복과 정체된 운영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많은 유저들이 떠날 수밖에 없었고,
이들이 선택한 ‘도피처’가 마비노기 모바일이었던 셈이죠.
이렇게 피난 온 유저들은, 본가가 극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당분간은 떠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2. 역바이럴의 힘

두 번째 흥행 요인은 다소 아이러니한 부분인데요,
출시 전 너무나 혹독했던 평가들이 오히려 게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습니다.
‘정말 그 정도로 나쁜가?’라는 호기심에 들어온 유저들이 실제 게임을 해보고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라고 느끼게 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과장된 혹평 덕분에 게임이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된 아이러니한 결과였죠.

3. 세간의 그래픽 평과 나의 실제 경험

그래픽은 이 게임이 받았던 혹평의 핵심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서브컬처 게임에 익숙지 않은 일반 유저들은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보고
“찰흙 같다”, “투박하고 조악하다” 같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마비노기의 오랜 팬으로서 이 게임의 그래픽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마비노기 특유의 따뜻한 감성과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고 느꼈습니다.
이 그래픽 스타일이야말로 마비노기의 정체성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4. 몰입의 전환점: 30레벨부터 진짜 마비노기

사실 게임 초반부는 큰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간단한 조작과 과도한 자동 플레이, 그리고 최적화 문제 때문에
처음엔 큰 기대가 없었죠.

 

하지만 30레벨 이후로 점차 게임의 진면목이 드러났고,
특히 57레벨 즈음 등장하는 ‘글라스 기브넨’을 만나고 나서야
마비노기 모바일의 진정한 재미가 시작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비로소 에린이라는 세계에 푹 빠질 수 있었고,
게임의 목적성과 방향성이 명확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 장점과 한계의 명확한 대비

  • 장점
    • 게임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려는 유저들이 많아 분위기가 매우 좋습니다.
    • 디렉터 나크의 마비노기 세계관에 대한 애정이 뚜렷하며, 게임 곳곳에서 그 흔적이 보입니다.
    • 마비노기라는 IP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따뜻한 감성의 그래픽입니다.
  • 한계점
    • 최적화 문제는 심각한 편입니다. 발열, 렉, 기기 성능 저하 등이 게임의 몰입을 방해합니다.
    • 지나치게 수직적인 성장 콘텐츠 구조가 빠르게 유저 격차를 키우고 있습니다.
    • 디렉터의 고집스러운 운영 스타일로 인해 유저 피드백 반영이 더디고 방향성도 불분명합니다.

 

결론

카르페 디엠(Carpe diem)

 

저는 현재 이 게임을 정말 재미있게 즐기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이 게임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플레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현재의 인연을 소중히 하며
지금 느끼는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
바로 ‘카르페 디엠’의 자세로 이 게임을 대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마비노기의 오랜 팬으로서, 그리고 디렉터 나크가 하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를 궁금해했던 사람으로서
끝까지 그가 보여줄 에린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진솔하게, 더 혹독하게 리뷰를 남깁니다.